[CEO풍향계] '진실 공방' 최종구-이석주…'알짜 매각' 조원태

2020-07-10 1

[CEO풍향계] '진실 공방' 최종구-이석주…'알짜 매각' 조원태

[앵커]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펴보는 'CEO 풍항계' 시간입니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인수·합병을 둘러싸고 진실 공방까지 벌이고 있는데요.

이번 주는 난기류에 휩싸인 항공업계의 CEO 소식을 배삼진, 한지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요즘 항공업계에서 제일 답답한 상황에 처한 CEO가 있다면 이스타항공의 최종구 사장이 아닐까요.

최 사장의 마지막 소임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성공일텐데,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상직 민주당 의원이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이스타항공 지분을 다 내놓자 지난달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작업을 서둘러달라고 요청했죠.

하지만 제주항공이 선행조건 이행을 요구하며 빚을 갚으라고 하자 진실 공방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이 지난 3월 운항 중단, 이른바 셧다운을 결정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이 다 제주항공의 뜻이었다는 겁니다.

"셧다운이라는게 항공사의 공유한 부분이 사라지는 거잖아요. 우리는 조금이라도 영업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

결국 제주항공과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이 어려운데,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이스타항공만 정부 지원금을 못 받았죠.

극적인 타협점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최 사장은 가장 어려운 길을 가야할 수도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에 셧다운 지시를 했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이사도 난감한 처지가 됐습니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의 지주회사로 이 대표이사는 전임 제주항공 사장이었습니다.

관련 녹취록이 공개되자 지시가 아니라 조언, 강제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의 셧다운은 어디까지나 이스타항공 측의 의사결정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좀 들어볼까요.

"지금은 셧다운 하는 것이 나중에 관으로 가게 되더라도 이게 맞다."

구조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졌죠.

이스타항공 노조에서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구조조정 목표가 405명,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 부분도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제공한 것이라며 발을 뺐습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오는 15일까지 선행조건을 이행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이스타항공이 800억원이나 되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인수 파기를 위한 명분쌓기라는 시선이 지배적입니다.

국내 1위 국적항공사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죠.

당장 내년까지 2조원의 자본 확충에 나서지 않으면 대한항공은 채권단에 넘어갑니다.

결국 대한항공 내 알짜 사업부서로 통하는 기내식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매각 금액은 대략 1조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1조1,587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까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다른 부문 추가 매각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내식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3,500억원,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현금 수익을 꾸준히 창출하는 '캐시 카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런 사업을 매각한다는 건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라는 방증인 셈이죠.

하지만 기내식 사업은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애착을 갖고 있었는데요.

앞서 '남매의 난'이 벌어진 이유도 조 전 부사장의 측근인 기내식 사업담당 임원이 퇴출됐기 때문이란 얘기가 나왔는데요.

한 식구였던 기내식 사업부문 직원들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할 지도 숙제입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조만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을 만난 지 벌써 2주가 넘었습니다.

이 회장은 정 회장에게 인수 의사를 분명히 하면 인수 조건을 완화해줄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죠.

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건 그만큼 생각할 게 많다는 얘기겠죠.

HDC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 발생 투자자 모집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했는데요.

결국 판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는데, 정 회장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생존조차 위협받고 있는데 전 세계 항공업계가 비슷한 사정입니다.

각국 정부가 기간산업인 항공업 지원에 나서고 있는데 국내 업계에서 우리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정부가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주 CEO풍향계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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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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